Religion

가톨릭 생활교리

Fig.1 가톨릭 생활교리, 가톨릭신문사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처럼, 서양문학을 보다 잘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 근간에 깔려 있는 배경 지식과 문화를 알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신곡, 모비 딕, 등 예를 들려면 한도 끝도 없을 것 같다. 이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 성당을 다니며 교리를 공부했고, 세례를 받으며 신부님께 선물받은 책을 읽게 되었다. 이 글에서는 그 선물받은 책인 “가톨릭 생활교리”를 읽으며 느낀 점을 정리하고자 한다.

이 책의 내용은 “한국 천주교 예비 신자 교리서” 내용에서 심화된 내용과, 천주교를 믿으며 알면 좋을 내용들로 이루어져 있다. 전자의 예를 들자면, 예비 신자 단계에선 성경의 구성에 대해 목차와 구약-신약의 의미 정도만 알고 넘어갔다면 이 책에서는 성경의 각 장이 어떤 내용인지 설명을 덧붙이거나, 그리스도인으로서의 삶의 규범들에 대해서 보다 구체적인 설명과 예시를 드는 내용이 있다. 후자의 예를 들면, 전례주년에 관해 각 시기의 의미와 어떤 차이를 보이는지에 관해서나, 천주교에서 다루는 윤리 규범에 관해 상세히 다루는 등의 내용이 있다.

개인적으로 흥미로웠던 점은 그리스 철학에서 영향을 받은 부분과 기독교가 독자적으로 발전한 부분을 교리에서 확인할 수 있는 점이었다. 먼저 그리스 철학에서 영향을 받은 게 아닐까 생각되는 부분은 신법과 자연법에 관한 부분으로, 스콜라 철학을 통해 발전하였으며 토마스 아퀴나스가 완성한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특히 스콜라 철학의 주요 철학자들, 아우구스티누스, 보에티우스, 토마스 아퀴나스 등이 신플라톤주의와 아리스토텔레스주의의 영향을 받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그리스 철학의 영향이 적다고 하기 어렵다고 생각한다.

보다 구체적으로는, 신법은 전 우주를 지배하는 법이자, 피조물의 모든 행위와 운동을 소정의 목적으로 이끄시는 신적 예지의 의도이다. 그리고 자연법은 인간에게 타고난 도덕의식의 표현으로, 선과 악이 무엇이며 진리와 거짓이 무엇인지를 이성으로써 식별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이 두 개념 모두 후기 스토아 학파에서 엿볼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며, 신플라톤주의가 후기 스토아 학파에서 많은 영향을 받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러한 유사점이 이해가 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하지만 기독교를 단순히 그리스 철학의 되풀이라고 하기에는, 변화된 사회를 반영하고 교회의 권위를 세우기 위한 다양한 교리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예를 들면 노동자의 수호성인으로 추대된 성 요셉의 경우나, 세 가지 기본 직분-사제직, 예언직, 왕직-의 경우가 있다. 이러한 교리에 관해 역사적 맥락을 확인하면 흥미로울 것으로 생각되나, 이번 독서에서보다는 다음 교리 공부에서 상세히 다루어야겠다.

그래서 원 목적이었던, 서양문학을 보다 잘 이해하기 위한 문화의 이해에는 얼마나 도움이 되었을까 짚어보면, 종교의 역할 중 윤리에 관해 상세히 다룬 점에서 도움이 되는 책이었다. 예를 들면 “데미안” 초반부에서의 ‘모범적이고 올바른 세계’, 또는 “자유론”에서 계속해서 나오는 종교적 예시와, 본문에서 경계하는 ‘영혼 그 자체를 노예화하는’ 다수의 압제를 연상할 수 있었다. 특히 같이 읽었던 지바 마사야의 “현대사상 입문”에서 간단하게 다룬 푸코의 ‘규율권력’도 기독교에서 그 기원을 찾는 등, 수많은 사상과 철학에서 비판받아온 기존 질서이다. 반대로 말하면, 기독교적 질서를 따르든, 그를 비판하는 자유주의적 관점이든, 서양 문학에서 주요한 축으로 다룰 수 밖에 없는 내용이라는 생각이 더욱 공고해졌으며, 많은 도움이 되었다는 생각이다.

이 책에서 배운 내용을 내 삶에 적용하는 데에는 어떤 생각이 들었나 정리하자면, 공동선과 기독교의 덕성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볼 기회가 되었다.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삶의 목표는 도덕적으로 사는 것보다는, 모난 돌이 정 맞지 않게, 사회의 일원으로서 조용히 살아가는 것이 목표이다. 그런 점에서 기독교에서 강조하는 덕성을 너무 경시하거나 너무 중시하지도 않게 나 자신을 수양하고 있는가, 다시 한번 생각해보는 기회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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