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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착왜구와 죽창부대의 사이에서

Fig.1 토착왜구와 죽창부대의 사이에서, 박영사

민감한 내용도 많고, 역사적 및 정치적 내용을 직접적으로 다루다 보니 호불호가 크게 갈릴 만한 책이다.

뉴스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몇몇 이슈들에 대해, 역사적 배경을 제시하고 상세한 설명을 덧붙이며 저자의 주장을 덧붙여, 쉽게 이해할 수 있고 저자의 시선을 알 수 있었다. 특히, 문재인 정부 당시 한일 외교 현안에서 주로 다뤄졌던 내용들을 한일 간 역사와 국제정치와 국제법적인 시선에서 다루는 점이 좋은 점이었다. 감정적인 견해나 여론에 휩쓸리는 견해보다 이 책에서 제시하는 견해가 보다 논리적이고 이해하기 좋았다.

문 정권 당시 이슈 말고도 일본에 대한 국내의 시선을 광범위하게 다루기도 한다. 친일파 논란, 국내정치의 수단으로 사용됐던 반일감정, 일제강점기의 시작부터 한일기본조약 그리고 가장 최근의 일본제철 강제징용 소송, 독도 문제, 국제정치적으로 바라본 한일관계, 현재 동북아 상황 파악과 저자의 외교 방향성 제시 등이 있겠다.

개인적으로 느끼는 이 책의 장점은 어려운 내용을 이해하기 쉽게 한 여러 장치들이라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각 주제별 분량 조절, 각 챕터 서두에 두괄식 내용 요약이 있는 점, 현실적이고 많은 예시 등이 있겠다.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는 내용 또는 널리 퍼진 통설과 다른 주장을 받아들일 수 있도록 한 장치로 보이는데, 특히 국내법과는 다른 국제법의 특성을 알아야만 생각할 수 있는 부분이 많아 그런 점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다만 광범위한 내용을 제한된 양으로 다뤄야 했던 점 때문에 몇몇 사건은 다소 간략화되어 서술된 경향도 있었고, 문재인 정부 당시의 한일 외교 현안을 중점으로 다루었기 때문에 다소 비판적인 시선 위주로 서술되었다는 경향도 있다. 개인적으로 느낀 점으로는, 국내 정치인들의 반일감정을 국내정치의 수단으로 활용하는 것을 주로 비판하는 데에 방점을 두어, 국내 정치인들만이 아닌, 일본 정치인과 일본 외무성의 한일관계 마찰 원인 제공에 있어서는 서술이 부족하다는 인상을 주었다.

일본 정치인의 사과에 관한 서술에서도 살짝은 아쉽다는 느낌을 받았다. 아무래도 1장에서는 내용을 요약해서 다뤄야하니 어쩔 수 없었겠지만, 사과의 회수에 집중해 서술하여 일본 정치인의 위안부 부정 관련 발언에 대해서는 서술이 약한 점이 다소 아쉽다는 생각이 든다. 일부 정치인의 발언과 정부의 공식 입장이 다르다는 것을 1장에서 명확히 보여주거나, 빌리 브란트 총리도 무릎꿇어 사과한 것과 추가적인 정책 때문에 내각 불신임 결의가 나온 것, 즉 사과가 국내정치적으로 어려운 결정이었음에도 자주 이루어졌다는 점이 서술되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결국 1장은 짧은 내용으로 책의 전반적인 내용을 짧게 서술해야하는 만큼 분량 조절을 한 것이겠지, 하는 생각도 든다. 위안부 말고도, 국제법과 국제정치의 속성에 대해 서술해야 하고, 독도 관련 문제도 서술했어야 하는 이 책의 특성 상, 모든 내용을 상세히 다룰 순 없었겠지, 하는 생각이 든다.

결론

교과서, 뉴스 등에서 자주 접해볼 만한 한일관계의 여러 이슈들에 대해 국제법과 국제정치의 시선에서 분석하는, 흔히들 볼 수 있는 시선과는 사뭇 다른 면에서 확인할 수 있던 좋은 책이다.

다소 민감한 내용도 많고, 한국 다수의 생각과는 다른 주장도 있기에 이 리뷰에서 전부 쓰기에는 위험하다고 생각해 이 리뷰에서 적지는 않았으나, 몇몇 주장들에 대해서는 납득할 수 있었고 몇몇 주장들은 반박도 충분히 있을 법 하기에, 이 책을 시작으로 자료를 찾아보기 시작하는 식으로 한일관계에 대해 배우기 시작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참고문헌

이창위, 토착왜구와 죽창부대의 사이에서, 박영사,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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