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리주의를 정리하며
Fig.1 Book cover
내용에 대해 비판적으로 생각해보는건 결국 수백년간 쌓여 온 전공자들의 되풀이에 지나지 않을 것 같아 차라리 “정의란 무엇인가”같은, 윤리학 개론서를 읽어보는 게 나을 듯 싶다. 다만 한 가지 명확한 것은, 대부분의 개론서에서 지적받는 벤담의 공리주의와는 달리 밀은 쾌락의 질에 대해 보다 집중하여서 보다 이해하고 받아들이기 쉬웠다는 점이다.
개개인마다 효용의 기준이 다른 것은 피할 수 없는 비판점이겠지만, 동시에 자원의 효율적 배분에 있어서 고려하면 결국 공리주의적 판단이 국가 단위의 판단에 있어서는 궁극적으로 추구해야 할 방향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같은 음식이더라도 미식에 대해 더 잘 알고있는 사람은 분석하고 리뷰하며 다른 사람에게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처럼, 자원의 효율적 분배는 보편적인 분배가 아닌 능력에 따라 분배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
5장에서 정의에 대해 다루며 남에게 피해를 입히지 않는다는 것 또한 흥미로웠던 점이, 성경에서의 황금률은 “남에게 대접받고자 하는 대로 남을 대접”하는 것이지, 논어에서의 “기소불욕 물시어인”과는 다르기 때문이다. 앞서 언급했던, 사람마다 효용의 기준이 다름을 이해하고 있어서였는지 후자의 태도를 취한 점이 서양철학 치고는 독특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떤 저자의 사상을 충분히 이해하기 위해서는 동 저자의 여러 저작을 읽어보는 게 좋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특히 인류의 공공선이나 발전을 추구하는 점은 이 공리주의만 읽기보다는, 동 저자의 “자유론”을 읽었을 때 보다 다양한 면에서 이해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중간까지 읽기만 하고 방치해 둔 책 중에 마키아벨리의 “군주론”도 있는데, 빨리 읽고 로마사 논고도 읽어야겠다는 생각도 든다. 너무나도 많은 로마사의 레퍼런스가 있어서, 마키아벨리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국가와 군주를 이해하려면 어느 한 쪽만 봐서는 이해하기 어렵겠다는 생각이 들어서이다.
윤리에 관해서는, 최근 든 생각이, 사람은 스스로의 가치관에 따라 숙고하고 판단하는 경우도 있겠지만, 생각 없이 습관대로 행동하고 나중에 합리화하는 경우도 많다는 것이다. 윤리에 대한 개론서를 좀 더 보고, 스스로에 대해 생각하고 반성하는 시간을 가져야 할 것 같다.
참고문헌
1 Mill, J. S. (2007). 공리주의(서병훈, Trans.). Seoul, S.Korea: 책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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