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드거 앨런 포 추리·공포 단편선 1: 과학 소설
Fig.1 에드거 앨런 포 전집, 시공사
에드거 앨런 포의 추리 및 공포 단편선 1권 1회독을 끝낸 기념으로, 간략하게 리뷰를 적어 보고자 한다. 다양한 장르의 단편들이 수록되어 있는데, 몇 가지 공통적인 장르? 키워드? 로 나누어서 정리해 봤다.
에드거 앨런 포의 추리 및 공포 단편에서 키워드를 추려 보자면, 맹인모상盲人摸象식 사건 서술, 추리 유도, 과학적 요소들, 고딕 호러, 자기 파괴적 행동, 그리고 모두에게 내재되어 있는 광기로 정리할 수 있다. 이 점들은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에드거 앨런 포의 장점이자, 독자를 끌어들이는 매력으로 생각한다.
이번 포스트에서는, 위에 나열한 항목들 중에서, 과학적 요소들에 관한 생각에 대해 서술해 보기로 한다. 에드거 앨런 포 단편집을 읽다가 조금 놀란 점은 그럴 듯한 과학적 사실들을 나열해서, (또는 당시 기준으로 그럴 듯한) 마술적 사실주의 작품을 보는 기분이 들기도 한다.
대표적으로, ‘황금 벌레’에서 나온 암호 해독법이 있다. 열기를 쬐면 나타나는 글자들, 통계적 요소를 활용한 암호 해독은 이 작품이 작성된 시기를 생각하면 놀라울 따름이다.
‘생매장’에서도 다양한 사례를 열거하면서 설득력을 더하면서도, 심지어 저널까지 인용하는 묘사를 한다, 실제로 존재하는지는 모르겠지만. 특히 후반부에서 화자의 묘사를 통해 가사 상태의 끔찍함을 묘사하는 점 또한 설득력을 배가하는 점이다.
‘에이러스와 차미언의 대화’에서는 당시에 생각하던 우주의 구성 요소, 에테르를 바탕으로, 혜성이 지구에 충돌하면 어떻게 세계에 종말이 올 지에 대한, 아마겟돈 내지는 딥 임팩트 등의 재난영화 같은 소설이다. 특히 그 묘사가 성경에 묘사된 지옥의 그것과 유사한 느낌이라, 기독교 문화권의 사람들에게 더욱 공포감을 불러일으키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M. 발데마르 사건의 진실’에서는 임종 직전의 사람에게 최면술을 거는 플롯의 소설이다. 2023년을 살고 있는 필자의 첫 인상은, ‘적사병의 가면’ 처럼, 신비로운 소재를 사용해 으스스한 분위기를 내는 소설인가, 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빅토리안 시대에 강령술이 유행을 하거나, 최면술이 의학적 수단으로, 특히 마취를 위한 수단으로 사용되었다는 것을 생각하면, 죽어가는 사람에게 최면술을 건다는 소재는 당시의 시대를 사는 사람들에게는 흥미로운 과학적 수단으로 생각되었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치 우리들이 ‘요즘 이런 기술들이 엄청 발전했다던데, 왜 중환자들에게 바로 적용하지 않는 걸까?’ 하는 의문의 19세기 버젼이 아닐까.
정리하면, 몇몇 에드거 앨런 포 단편은 당시 활발하게 발전하던 과학 기술들을 소설에 적극적으로 도입해서, 마치 SF와 같이 흥미를 끄는 요소가 있다. 단순히 이 요소 하나만으로는 다른 SF소설 작가들, 쥘 베른이라던가 메리 셸리도 있겠으나, 추리, 공포 등 다양한 장르를 섭렵하면서도 이 정도의 흡입력을 보여 주는 SF 소설을 썼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하고 싶다.
참고문헌
모르그 가의 살인(에드거 앨런 포 전집: 추리.공포 단편선 1). (2018). 시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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